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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처음으로 하이패스 통과하던 날

저는 요즘 장거리 출퇴근을 하고 있습니다. 고속도로를 타고 말이죠. 왕복으로 70km 정도 되는 거리인데 기름값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고속도로 통행료도 조금 부담 되더라구요.
 
전자카드를 사면 출퇴근 시간 20%를 할인 해준다길래 하나사서 다닙니다. 이 카드가 하이패스 단말기에 넣는 카드 더군요.
 
차는 제차가 아니고 아버지 차를 제가 대신 타고 다니고 있습니다. 통행요금은 이 하이패스 카드로 결제하면 할인 된다는 말씀도 드렸구요.
 
그렇게 제가 차를 운전해 다니다가 추석 명절이니 아버지께서 차를 가지시고 시골에 다녀 오셨습니다. 대학교 4학년되는 울 여동생과 함께 말이죠.
 
(지금 부터 동생한테서 들은 이야기를 각색해서 쓰겠습니다. )
 
 
아버지는 동생을 태우고 차를 운전해 고속도로로 갔던 모양입니다.
 
참고로 저희 시골은 가까워서 국도로 다녀도 30분이면 가곤 합니다.
 
그렇게 고속도로로 진앱해서 진입 티켓을 끊어야 했는데.. 아버지께서 운전석 햇빛가리개에 꽂혀 있던 '하이패스 전자카드'를 발견 하신겁니다.
 
아버지께서는 제가 했던 말을 기억하시고는 '이게 하이패스 구나'라고 생각하시곤 다시한번 동생에게 하이패스 카드가 맞냐고 물어 보셨습니다. 울 동생은 하이패스 카드가 맞다고 했구요.
 
카드에 '하이패스 전자카드' 라고 적혀 있으니 누구의 잘못도 아닌겁니다.
 
카드를 확인한 동생과 아버지는 이참에 하이패스 차로를 멋지게 통과해보고 싶으셨나 봅니다.
 
팔을 쭉 내뻗고 표를 뽑아야하는, 자칫하면 후진을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싫으셨나봅니다.
 
당당하게 하이패스 차로를 쓩~~~~ 통과! 했습니다.
 
이윽고 울리는 "이웅~ 이웅~     이웅~ 이웅~" 경보음.
 
'오작동인가?' 라고 생각 하시곤 그냥 지나쳤습니다.
 
 
이윽고 다다른 요금소.
 
다시 한번 하이패스 차로에 진입해서 통과하려고 하는데......
 
요란한 경보음과 함께 차단기가 내려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직원이 뛰어와 '카드 안사셨나고?' 물었다고 하더군요.
 
카드는 있다고 하고는 통행요금을 따로 지불 하고 통과했다고 합니다.
 
추석을 보내고 집에 돌아와서는 (올때는 국도로 오신듯 합니다)
 
아버지께서 가족들을 태우고 드라이브를 갔습니다. 저는 몸이 안좋아 빠졌구요.
 
 
당연히 고속도로로 가셨겠지요? ㅋㅋ
 
아버지께선 하이패스 차선의 '깔끔하지 못한 통과'가 못내 아쉬웠던지 다시 한번 하이패스 차선으로 진입하셨습니다.
 
진입하기전에 오작동을 피하기 위해 아버지께서는 카드 위치를 바꾸고자 했는데
 
어머니의 강력한 권유로 운전석 주차번호판 귀퉁이에 카드를 꼽고 통과를 시도 하셨습니다.
 
ㅋㅋ
 
그러나 또 다시 들리는 경보음.. 가족들은 '오작동'이 심한 하이패스를 탓하며 그냥 통과했습니다. 그런데 뒤에서 무서운 가속도로 고속도로 순찰차가 따라오는 것이었습니다. 놀란 가족들은 차를 갓길에 세울려고 했는데.. 그차에 울 차를 앞질러 갔다고 합니다.
 
'무단 통과하면 잡나 보다'라고 생각했던 것을 말끔히 지우고 다시 가던길을 갔죠.
 
다시 도착한 고속도로 요금소. 당연히 하이패스 차로로 들어 왔으니 하이패스 차로로 나가는게 맞지 않겠습니까?

다시 한번 하이패스 요금 차선을 통과 하려고 진입을 했는데.
 
경보음과 함께 차단기가 또 내려가고..... 요란한 소리에
 
아버지께서 ............................
 
운전석 창문을 내리시더니 하이패스 카드를 손바닥에 올려 놓은채 밖으로 내미셨습니다. 그리고는 위에 달린 단말기의 위치와 '정확히'맞추기 위해 손바닥을 사방으로 조절하는는 센스를 보여 주셨다고 합니다.
 
전 이 이야기를 동생에게 듣고서는 웃겨 죽는 줄 알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옆에서 보시던 어머니께서 한심하다는 듯이 아버지를 나무라시며
 
앞유리창 가운데가 카드 위치라며 그곳에 카드를 갖다 대라며 하셨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
 
 
 
울 가족은 그때 까지도 왜 하이패스가 안되는 지 몰랐던 겁니다.
 
 
 
잠시후 도로공사 직원이 와서는

사무실로 가서 확인해보니
 
우리차는 무단통과로 전국에 수배가 내려진 상태로 사진이 찍혀 있는 겁니다.ㅋㅋㅋ
 
1차 경고로 다행이 끝났지만 다음부터는 최장요금을 부과한다네요..
 
 
 
자식들을 키우신다고 나이가 들어 최첨단 장치를 잘 모르셨던 겁니다. 우리가족 흉보시지 마시고 그냥 재미있는 에피소드로만 웃어 넘겨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나른한 오후에 웃음을 가지시길 바라며 부끄러운 이야기 써 봅니다.